'명문' 부산상고 인문계로 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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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백5년 역사를 자랑하는 부산상고가 '상고 간판' 을 내린다.

신입생 모집이 어렵자 학교와 총동창회에서 인문계 고교로 바꾸기로 한 것. 부산상고는 25일 부산시교육청에 "2001학년도부터 인문계로 전환해 달라" 는 학교운영체계 변경 신청서를 냈다.

부산상고(부산진구 당감동)는 지난 4일 개교 1백5주년을 맞은 영남지역 명문 상고 중의 하나.

그동안 2만7천여 명의 동문을 배출했다. 노무현.이기택.신상우.권태망씨 등 전.현직의원들이 이 학교 출신이다.

한때 금융계의 주요 자리를 이 학교 졸업생들이 휩쓸기도 했다.

그러나 실업계 고교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부산상고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 신입생 모집때는 가까스로 미달을 면했다. 1998년 처음으로 여학생을 받아들였다.

김향운(金香運.59)교장은 "상고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매년 신입생 모집이 무척 어려워졌다" 고 말했다.

총동창회는 지난 4월 26일 총회에서 인문계로 바꾸기로 했다.

동창회 예병철(芮秉喆.45)총무부장은 "상고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바에야 인문계로 바꾸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 설명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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