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초등교사 업무량 행정직 있는 곳의 곱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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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영주 O초등학교 金모(31)교사는 수업 이외에 5~6가지 업무를 더 맡고 있다.

잡무 중엔 문서수발 등 행정직원의 일까지 포함돼 있다. 전체 교사는 7명.

金교사는 "쉬는 시간에 이들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다음 시간 수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고 하소연한다.

소규모 초등학교의 교사 업무부담이 만만찮다. 잡무에다 규모가 작다 보니 행정직원이 없어 각종 행정업무까지 도맡는다.

23일 전교조 경북지부에 따르면 경북지역 4백88개 초교 가운데 행정직원이 배치되지 않은 학교는 절반인 2백48개교에 이른다. 이들 학교는 행정직원이 있는 학교보다 많게는 3배나 교사들이 더 업무부담을 느낀다.

전교조가 행정직원이 없는 6학급 이하 초교 교사들에게 행정직원이 있는 학교에 근무할 때와 비교, 늘어난 업무량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3배라고 답했다.

때문에 소규모 학교 교사들은 수업 준비가 소홀해지기 쉽고 업무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고령군의 한 6학급 초교 교사는 "업무를 집에까지 가지고 가는 날이 많아 수업 준비도 못한 채 교실에 들어간다" 고 털어놨다.

전교조는 "소규모 학교는 교사가 적어 행정직원 배치가 더 필요한 곳" 이라며 "농어촌 지역의 교육환경을 더 열악하게 만드는 요인" 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교육청이 행정직원을 중.고교에 우선 배치하고 초등학교의 경우 7학급 이상 학교에만 발령낸 데 따른 것이다.

전교조 관계자는 "2~3명씩 배치된 학교의 행정직원을 조정, 업무를 효율화하면 현재 인력으로도 소규모 학교에 충분히 배치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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