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을 말한다] 연출가 최용훈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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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연출가 최용훈(37)은 연극판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젊은 연극인의 한 명으로 꼽힌다.

특히 그가 1986년 서강대 연극반 출신을 중심으로 만든 극단 작은 신화는 지금까지 왕성하게 활동하며 연극과 우리 현실을 결합하는 실험극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칠수와 만수' '한씨연대기' 등 한국사회를 풍자한 작품으로 80년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극단 연우무대의 작품 '김치국…' 의 연출을 그가 잇따라 두 번이나 맡은 것도 그의 성향을 짐작하게 한다.

서강대 철학과를 나온 최씨는 무엇보다 창작극의 활성화에 주력했다. 외국 번역극을 주로 공연하거나 도제(徒弟)시스템으로 운영됐던 80년대에 일종의 반항아로 연극계에 입문했다.

연극평론가 구희서씨는 "젊은 동료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일찍부터 홀로서기를 배워가며 독자적으로 연극의 길을 모색해온 젊은 연극의 젊은 세력" 이라고 표현했다.

그의 특징은 희곡의 텍스트 전달보다 연극의 공연성.현장성을 강조한다는 점. 대사 중심의 정통극에서 다소 벗어나 무대변화를 통한 실험적 공간연출에 무게를 실어왔다.

그래서 배우를 인형처럼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곤 했다. 그러나 창작극을 공연하는 '우리 연극 만들기' , 일련의 단막극을 소개하는 '자유무대' 등을 꾸준히 기획하며 우리 연극의 토대를 단단하게 다져왔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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