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마케팅] 미국 '프레시 사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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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대형 회사들이 유통망을 잡고 있는 음료 시장에 진출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만큼이나 어렵다.

광고회사의 아트 디렉터 출신인 더프 레빈(39)이 세운 '프레시 사만사' (http://www.freshsamantha.com)라는 주스회사는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뉴욕의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끼던 레빈은 무작정 메인주로 근거지를 옮겼다.

그곳에서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부인 애비 카터와 주스 농장을 차렸다. 처음 시작한 상품은 당근 주스였다. 몸에 좋다는 주위의 이야기를 듣고 나름대로 재배 방법과 주스 제조 방법을 고안해 만들었다.

귀여운 말괄량이 아가씨가 뛰어 노는 모습이 담겨 있는 패키지는 부인이 직접 디자인한 것이다. 상품명은 갓 태어난 딸 이름 사만사에서 따왔다. 알록달록 색칠한 트럭을 몰고 직접 유통에 나섰다. 길거리에서도 소비자 눈에 띄어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여보겠다는 심산이었다.

레빈이 타깃으로 삼은 시장은 인근의 동부 대도시들. 자연식품에 관심이 많은 고소득자들을 집중 공략했다. 특히 중점을 둔 부분은 배달망 확보였다.

그는 "브랜드가 정착하기 전까지는 배달망을 쥐고 있어야 한다" 며 조그만 소매점까지 직접 배달했다.

이름없는 브랜드라 물건을 들여놓지 않겠다는 소매업자를 한명씩 설득해 나가기 시작했다. 반품을 1백% 받아주겠다는 약속을 하거나 샘플을 시음케 한 방법이 주효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도 주스를 직접 들고 나가 무료 시음회를 열기도 했다.

상품 수도 늘었다. 각종 야채로 즙을 낸 '베지차차' , 두유와 아몬드를 섞은 '바닐라 아몬드 소이 셰이크' 등 여러 가지 조합을 통해 30가지 음료를 만들어 냈다.

프레시 사만사는 지난해 3천2백만달러의 매출에 배달 트럭만 1백20대를 둔 중기업으로 성공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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