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국정원장 남북회담 밀사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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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남북정상회담을 20여일 앞두고 임동원(林東源)국가정보원장이 극비리에 평양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관계에 밝은 한 소식통은 18일 “林원장이 지난 5월27일께 평양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 잠행에 나선 林원장은 김용순(金容淳)노동당 통일전선사업담당비서(아·태평화위원장)는 물론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직접 만났다.

林원장은 평양 체류중 자신의 카운터 파트인 김용순 비서와 함께 남북정상회담의 △일정 △의제 △공동선언 △의전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林원장은 북측과의 일련의 사전 정지작업끝에 ‘6·15 남북공동선언’을 끌어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도 남북정상회담 막후 조정을 담당한 林원장의 비중을 감안, 그가 ‘대통령 특별보좌역’이란 직함으로 방북하는 것을 묵인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당국은 그동안 ‘국정원 해체’를 공개 요구하는등 국정원의 개입에 극도의 반감을 표시해왔다.

林원장의 평양 방문길에는 국정원 국장급 실무자 1∼2명이 수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98년 2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 임명된 林원장은 99년 5월 통일부장관, 99년 12월 국가정보원장 등을 거치면서 햇볕정책을 주도해왔다. 최원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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