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작년 약체팀들 "우리 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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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지난해 하위권 안양.성남.대전의 반란과 전통 명가 수원.부산.울산의 추락.

팀간 한차례씩 맞붙어본 프로축구 삼성디지털 K리그 1라운드가 끝난 17일 현재의 판도다.

안양은 17일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1골.2어시스트를 기록한 강준호의 맹활약에 힘입어 3-1로 승리, 6승3패(승점18)로 선두 독주 채비를 갖췄다.

지난해 정규리그 9위에 그쳤던 안양은 과감한 투자로 올시즌 돌풍을 예고한 바 있다.

최용수.정광민.드라간의 공격진은 막강하지만 중앙수비가 약해 대한화재컵에서 고전했던 안양은 수비 진영을 스리백으로 바꾸면서 안정감을 찾아 아홉경기에서 10개 구단 중 최소실점(5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꼴찌 성남의 분전도 눈부시다. 떠돌이 홈경기를 하던 천안 시절을 청산하고 국내에서 가장 질좋은 잔디가 깔린 성남으로 옮긴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공수의 탄탄한 짜임새를 자랑하며 최근 5연승, 안양을 승점3 차로 추격 중이다.

리그 초반 1위를 달리던 대전도 탄탄한 조직력과 골게터 김은중의 가세에 힘입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전통의 강호들은 약속이나 한 듯 동반 추락했다. 울산은 17일 승부차기 끝에 대전을 물리쳐 9연패의 나락에서 겨우 벗어났지만 앞날은 밝지 못하다. 급격한 세대교체로 경기를 이끌 리더가 없고 골결정력도 떨어진다. 신진들의 파이팅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다.

부산도 8연패 탈출 후 다시 4연패를 기록 중이다. 김호곤 감독과 선수들이 겨울훈련을 함께 하지 못해 2라운드 들어서도 돌파구를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관왕 수원 역시 좀처럼 정상궤도에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부상 선수들의 합류가 늦어지는 데다 팀 응집력과 밸런스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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