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시진핑 공통점은 TV 드라마 주인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이명박 대통령의 성공 스토리를 바탕으로 제작된 KBS 드라마 ‘야망의 세월’(위). 중국 CCTV 드라마 ‘신성(新星)’도 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을 모델로 제작됐다.

17일 청와대에서 조찬회동을 한 이명박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56) 중국 국가 부주석은 모두 안방 TV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묘사될 정도로 극적인 성장사를 경험한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30대에 현대건설 사장이 된 이 대통령은 샐러리맨의 신화가 됐고 그의 성공 스토리는 1989년 KBS-2TV에서 ‘야망의 세월’이란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초급 당간부 시절 농촌 최일선 행정 현장에서 활동한 시 부주석의 스토리도 중국에서 소설과 TV 드라마로 그려졌다. 칭화(淸華)대학 화공과를 졸업한 시 부주석은 1982년 “농민 대중 속에서 현장을 배우겠다”며 농촌 근무를 자청했다. 그는 허베이(河北)성 스자좡(石家莊) 북쪽의 정딩(正定)현 당위원회 부서기로 부임했다. 거기서 85년 푸젠(福建)성 샤먼(廈門) 부시장으로 옮길 때까지 현 당서기로 일했다.

시 부주석의 정딩현 당서기 시절의 활동상을 작가 커윈루(柯云路)가 84년 장편 소설 ‘신성(新星:샛별)’에 그려냈다. 베이징에서 파견 온 30대 당간부가 현지의 보수적인 지방 간부들의 반발을 극복하고 덩샤오핑(鄧小平)의 토지개혁 정책을 현장에서 추진한다는 줄거리였다. 중국 공직 사회의 세력 갈등을 묘사한 최초의 관장(官場:정치)소설로 평가받는 이 작품 속에서 시 부주석은 시련에 굴하지 않는 이상주의자 당간부 리샹난(李向南)으로 묘사됐다. 소설 속 주인공은 당시 시 부주석처럼 30대 노총각으로 그려졌다. 실제로 시 부주석은 34세의 나이에 87년 펑리위안(彭麗媛)과 결혼했다.

이 동명소설을 중국 CCTV가 86년 12부작 TV 드라마로 제작해 방영했다. 신화통신은 2005년 저장(浙江)성 당서기 시절 시 부주석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CCTV 드라마의 시청률은 92%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