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실험 엉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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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보건복지부가 7, 8일 이틀 동안 서울 국립의료원에서 의약분업 모의테스트를 시행하면서 약국에 없는 전문약을 국립의료원 구내 약국에서 배달했으면서도 의약품 배송센터에서 배송한 것으로 위장, 대외적으로 홍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7월 의약분업을 앞두고 문제점을 파악.보완하기 위해 시행 중인 모의테스트가 실제 상황을 재현, 문제점을 찾아내 대책을 마련하려는 것이 아닌 전시.홍보용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복지부는 7일 모의테스트에서 중이염 환자의 주사제 두 종류와 천식 환자의 항생제 등이 약국에 없자 인근 도매상(배송센터)에서 긴급 공수하는 것처럼 해 실제 도달 시간까지 점검했다.

8일에도 3~4건의 배송 사례가 있었다.

이때 의약분업 평가단 관계자들은 모의테스트에 참가한 환자들에게 "인근 배송센터에서 퀵 서비스로 배달한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해당 약품을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국립의료원 약제실에서 배달했다.

국립의료원 약제과의 한 관계자는 "배송체계가 완비되지 않아 약국에 약이 없다고 해서 환자들을 계속 기다리게 할 수 없었다" 고 말했다.

서울 중구의 배송센터로 지정된 S사의 한 관계자는 "모의테스트 현장에서 약품을 배송해 달라는 요구가 전혀 없었으며, 요구가 있으면 즉각 배달할 수 있다" 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약분업 평가단측은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없는 약품의 경우 병원 안으로 데리고 가 해결토록 한 것" 이라고 해명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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