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쓴소리] 인터넷서 산 컬러만화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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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전 인터넷을 통해 만화작가 K씨가 그린 탐정물 '명탐정 뚱딴지' 를 구입했다. 출판사는 완전 컬러판이라고 선전했으나 실제로 후반의 상당부분은 흑백으로 그려져 있었다.

여기에 의문을 품은 아이의 질문을 받고 출판사에 전화를 걸었다. 편집장이라는 직원은 "작가의 의도에 의해서 그렇게 만들어졌다" 며 책임을 작가에 미뤘다.

다시 작가 K씨의 연락처를 물어보았더니 말해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컬러판이라는 만화가 흑백으로 변한 경위를 아이에게 설명해 주어야 했기 때문에 계속 이유를 따져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이 직원은 "바쁜 시간에 왜 전화해서 귀찮게 구느냐" 고 말하고 "그게 불만이면 다른 책을 샀으면 됐을 것이 아니냐" 는 등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인터넷을 통한 제품의 구입은 실제 물건을 보지 못하고 사기 때문에 신용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이렇게 막무가내식으로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일까. 게다가 내가 산 만화는 주된 독자층이 아이들이다.

뻔한 거짓말을 하면서 물건을 팔고 또 그런 행위를 용납한다면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해도 좋다고 가르치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 행위를 하고도 아무런 반성의 빛도 보이지 않는 출판사 직원의 도덕불감증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최병옥 <전남 화순군 광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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