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서 자살 폭탄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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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콜롬보 AFP.연합.외신종합]스리랑카 수도인 콜롬보 근처에서 7일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해 C V 구네라트네 산업개발부 장관을 비롯해 적어도 23명이 숨지고 구네라트네 장관 부인을 포함한 6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현지 경찰 관계자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구네라트네 장관이 콜롬보에서 남쪽으로 12㎞ 떨어진 모라투와에서 제1회 '스리랑카 전쟁 영웅의 날' 을 기념하는 행진에 참석하던 중 근처에서 폭탄에 터지면서 숨졌다고 전했다.

이번 행진은 정부군과 가족들을 위한 모금 행사의 일환이었다고 관영 라칸다 라디오방송은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은 한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구네라트네 장관이 모금행렬에 참가해 행진하는 도중에 한 남자가 다가가 갑자기 장관을 껴안은 다음 폭탄을 터뜨렸다.

이 방송에 따르면 경찰은 이번 사건이 평소 콜롬보에서 수시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해온 북부 타밀족 분리주의자 단체인 '타밀엘람 해방호랑이(LTTE)' 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현지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폭발로 인해 심하게 훼손된 범인의 신체 부위들을 수거했으나 자살 폭탄테러를 감행한 사람의 신원은 물론 성별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한 남자를 체포했다.

이번 폭탄테러는 타밀 반군과 교전하다 전사한 전쟁 영웅들을 기리기 위해 스리랑카 국민들이 2분간 묵념하고 정부군이 반군과의 전투를 잠정 중단한 지 몇시간 만에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반군의 암살 시도로 오른쪽 눈을 잃은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사태 발생 직후 "스리랑카 정부는 충돌을 종식하기를 원하고 있으나 타밀 반군은 평화를 희망하지 않는다" 고 말했다.

스라랑카 정부군은 북부 요충도시이자 1990년부터 5년간 반군들의 수도였던 자프나를 장악하기 위해 4월초부터 공격을 가해온 타밀 반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 이들을 물리친 바 있다. 타밀족은 지난 17년간 분리독립을 외치며 테러와 게릴라전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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