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이슈] 광주역 외곽 이전 다시 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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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광주역을 송정리역으로 통폐합하거나 하남 등 외곽으로 이전하는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광주시는 광주역 폐지.이전에 관한 의견수렴을 위해 오는 17일 고재유(高在維)시장 주재로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현재 광주역이 있는 북구와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산구의 국회의원.구청장과 시.구의원들이 참석한다.

지난달 25일엔 건설교통부.철도청 관계자들이 여론 등을 조사를 하러 광주를 다녀갔다.

민주당 광주시지부장인 박광태(朴光泰)의원이 4.13 총선 후 광주역 폐지.이전을 본격적으로 추켜들은 결과다.

뚝심 있는 朴의원이 발벗고 나선 일이라서 더욱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이전론〓朴의원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철도청 등 정부관련 부처를 상대로 광주역 이전 등의 문제를 본격 제기하고, 적극 추진하겠다" 고 밝혔다.

광주의 도시 발전과 교통난 해소를 위해선 도심을 남북으로 갈라놓고 있는 광주역을 없애고, 호남선~극락강역~광주역 철도를 걷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역의 기능을 송정리역으로 이관시키고 시내권과 송정리역을 잇는 대중교통수단을 증설하자는 주장이다.

6만2천여평의 역 부지와 15㎞의 폐선 철도 부지를 활용, 전남도청의 무안 이전에 따라 생길 '구멍' 을 메우자는 의도도 깔려 있다.

광주시는 朴의원의 뜻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

박민규(朴敏圭)도시계획과장은 "시기가 적절한가 하는 문제는 있지만 도심의 철도는 외곽으로 빼내는 게 당연하다" 고 밝혔다.

◇ 회의론〓철도청은 광주역에 대해 민자유치를 추진해왔다. 앞으로야 어쨌든 그간 옮길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얘기다.

광주역의 외곽 이전이 거론될 때마다 철도청측은 이용객의 편익을 내세워 일축해왔다.

광주역이 없어지거나 도심과 먼 곳으로 나가면 이용객이 줄어 영업 수지구조가 나빠지는 등 득을 볼 게 없기 때문이다.

광주역의 한 간부는 "이전론의 논리대로라면 광주역보다 훨씬 도심 한복판과 가까운 곳에 있고 규모가 큰 서울역.대전역.부산역 등부터 손을 대야 할 한다" 고 말했다.

그는 "외국의 대도시들도 철도와 함께 발전하고 있다" 며 "광주역을 없애면 도로 교통은 편리해질지 모르나 다른 도시와의 접근성은 떨어져 도시발전에 역작용할 것이다" 고 주장했다.

또 기초조사를 하러 광주를 방문했던 철도청 金종섭 사무관은 "광주역 이전문제가 갑자기 불거진 게 이해가 안 가고 황당무계하다" 며 "전체 시민의 뜻인지 의심스럽다" 고 말했다.

광주〓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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