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급속 둔화 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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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기업 경영자들이 보는 체감경기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급속히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업종별로 매출액 상위 6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달 24~30일 조사해 7일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월(123.3)보다 19.5포인트 낮은 103.8로 집계됐다.

특히 여름 특수 등 계절적 요인을 뺀 수치(계절조정지수)는 98.5로 1998년 12월 이후 1년 6개월만에 처음으로 100 아래로 떨어졌다.

BSI는 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를 지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되며 100 아래면 이달 경기가 지난달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음을, 100을 넘으면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음을 뜻한다. BSI는 특히 지난 3월(131)을 정점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유재준 경제조사팀장은 "5월 이후 급등세인 원유값 등 국제 원자재 가격부담과 함께 금융권의 구조조정에 대한 기업의 불안심리가 가중되고 있는데다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지고 노사불안에 따른 생산차질 우려까지 겹쳐 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가 급속히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산업별로는 특히 제조업체(103)가 비제조업체(107.1)보다 체감경기를 더 어둡게 보고 있다. 경공업(99.3)은 섬유와 의복(84.8)의 부진으로 100 아래로 처졌고, 중화학공업은 104.7로 100은 넘었지만 지난 3월(131)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중화학공업 가운데 정유(33.3), 종이제품(88) 업종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정보통신(131.6)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또 지난달까지 꾸준히 130대를 유지하던 내수부문의 체감경기가 이달에는 113으로 낮아졌고, 수출도 지난달(118)보다 낮은 112로 집계됐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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