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도 바이러스 감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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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휴대폰을 교란하는 컴퓨터 바이러스가 최초로 나타났다.

BBC방송과 야후 인터넷 뉴스는 6일 스페인의 최대 휴대전화망 사업체인 텔레포니카 셀네트워크의 문자 메시지 제공 시스템에서 가입자들의 단말기에 무차별적으로 메시지를 전송하는 신종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는 지난달 초 전세계를 강타한 '러브' 바이러스와 유사한 형태로 인터넷 사용자들이 '티모포니카' 란 제목의 e-메일을 열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텔레포니카 셀네트워크에 메일을 보내 수천건의 문자 메시지 전송을 명령하게 된다.

이 바이러스를 제거한 핀란드계 컴퓨터 보안업체 F-시큐어사는 "아직 피해 사례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조기에 조치를 해 대량으로 문자 메세지가 전달되지는 않은 것 같다" 고 밝혔다.

컴퓨터 보안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견된 바이러스가 휴대폰 단말기 자체를 감염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메시지가 폭주할 경우 메시지 수신 기능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BBC방송은 이번 사건은 사이버테러리즘의 공격목표가 가정용 컴퓨터나 주요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호출기.휴대전화.팜톱.포켓PC 등과 같은 휴대용 통신기기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이미 한 업체가 실험적으로 휴대폰 자체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를 만드는 데 성공했으며, 정보통신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컴퓨터 네트워크와 연결된 휴대폰에서 저장된 정보를 몰래 지우거나 빼내는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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