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알기 키워드] 구보행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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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 지도부가 체제 유지와 붕괴의 기로에 선 절박감에서 벗어나 비록 어렵지만 정상궤도로 나아가고 있음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나온 용어. 1999년 하반기부터 각종 선전매체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 (96, 97년), '강행군' (98, 99년)의 시기에 생존을 위한 극단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구보행군은 가혹한 상황에서 정신없이 헤쳐온 비정규적인 행군시대가 종료됐으며 이제 정상적인 행군의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아직 평온을 되찾은 '일반행군' 상태는 아니고 뜀박질을 계속하고 있다는 상황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북한은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지난해에 우리 인민은 불굴의 투쟁을 벌여 여러해째 계속된 어려운 행군을 구보행군으로 전환시켜 놓았다" 고 공식 선언했다.

주민들에게 고난의 끝이 보인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셈이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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