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경영진 퇴진 거론않기로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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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현대사태로 인해 29일 금융시장이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아 주가와 환율이 지난 주말과 비슷한 수준으로 장을 마쳤다.

현대그룹과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이날 현대의 구체적인 자구계획을 놓고 협상을 계속했으며, 금융감독위원회측은 현대그룹에 특정 계열사의 매각이나 특정인의 사퇴를 요구한 적이 없다며 한발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관계기사 5, 33, 49, 51면>

이날 거래소시장은 개장 초 현대사태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하면서 지수가 31포인트 이상 급락, 630선이 무너졌다.

그러나 이후 은행.증권 등 금융주에 '사자' 주문이 몰리면서 하락폭이 줄어 결국 지수가 0.73포인트 밀린 655.93으로 마감됐다.

코스닥시장도 지난 주말보다 0.50포인트 떨어진 122.78로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0.90원 오른 달러당 1천1백37.40원을 기록했고, 3년 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주말과 같은 9.95%를 나타냈다.

한편 현대그룹은 현대투신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투신운용 지분의 해외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투신증권의 고위 관계자는 "현재 해외 금융기관 4~5곳과 현대투신운용 지분 매각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 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각금액은 지난번 경영정상화 계획에서 밝힌 대로 7천억원 이내가 될 것이며, 매각은 두세차례로 나누어 할 수도 있다" 고 덧붙였다.

한편 외환은행은 이날 현대그룹과 실무협의를 하고 오는 31일까지 나머지 계열사들의 구체적인 유동성 확보계획까지 포함된 추가 자구책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현대측은 30일 정몽헌(鄭夢憲)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결재를 받아 가능한 한 빨리 자구책을 제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은행측은 설명했다.

현대측은 이날 우량 계열사의 매각과 이익치 현대증권회장 등 핵심 경영진의 퇴진문제는 거론하지 않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시래.송상훈.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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