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 SFAA 컬렉션' 올해로 10주년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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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컬렉션인 '스파(SFAA) 컬렉션' 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오는 29일부터 6월 2일까지 아셈 컨벤션홀에서 열리는 이번 컬렉션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21인의 디자이너가 참가할 예정이다.

여기에 참가하는 디자이너는 김동순.김선자.김철웅.루비나.박동준.박윤수.박항치.배용.설윤형.손정완.송지오.오은환.이상봉.장광효.지춘희.진태옥.최연옥.한혜자 등 정회원 18명과 준회원인 임선옥, 신인 디자이너 길연수.김태각.홍은주씨다.

이번 컬렉션에는 따로 전시관을 마련해 관객들이 언제든지 관람할 수 있도록 '회원 컬렉션 존' 을 설치했으며, '패션 인더스트리 존' 에서는 대구밀라노 프로젝트 등 국가전략과 21세기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패션산업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코너를 마련했다.

스파는 세계 유행을 선도하는 파리.밀라노.런던.도쿄.뉴욕 컬렉션과 함께 세계 6대 컬렉션 중 하나로 손꼽히는 대규모 패션 컬렉션. 10년 동안 매년 2회 컬렉션을 정기적으로 진행했으며 회원 12명으로 시작, 현재는 그 규모도 많이 커졌다.

하지만 패션 선진국인 다른 나라의 컬렉션이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데 비해 스파는 아직 해외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실정.

스파가 세계적 명성을 얻는데 실패한 이유에 대해 디자이너들은 유통의 기형적 구조 탓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파 회장인 디자이너 김동순씨는 "컬렉션을 통해 매수주문이 이뤄지고 디자이너들의 인기도가 가늠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컬렉션은 디자이너들의 창작활동을 촉진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고 지적하고 "주문에 따른 생산이 아니고 재고를 미리 계산해 옷값에 반영하므로 옷값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고 말한다.

백화점 중심의 유통 구조하에서 옷의 디자인보다 브랜드가 먼저 고려되는 것도 디자이너들의 고충.

게다가 요즘 외국 유명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이 늘어나고 있어 '내줄 시장은 있지만 잡을 시장은 없다' 는 자조섞인 말까지 흘러나오는 형편이다.

지난해 옷로비 사건의 여파로 고급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 한국 패션계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탈세와 카피의 온상인 동대문.남대문 의류시장에만 국가의 지원이 쏠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는 불만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한편 이번 컬렉션에서 제시될 2000년 가을과 겨울의 주된 경향은 70, 80년대 유행의 현대적인 변형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화려한 컬러와 기하학적인 문양을 과감히 도입하고 여기에 가죽.모피 등 다양한 소재가 옷의 소재로 쓰이고 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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