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포기하고픈 심정” 억울하다는 오세훈 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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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의 답답한 심정입니다.”

오세훈(사진)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 조성과 활용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심경을 토로했다. 10일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서다. ‘광화문광장의 스노보드와 서울 브랜드 마케팅’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FIS(국제스키연맹) 스노보드 월드컵 빅 에어(Big air) 대회’와 관련, 오 시장은 “빅 에어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동계스포츠 대회인 데다가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한 것”이라며 “서울을 세계 각국에 널리 알리기 위한 고심 끝의 결정이었다”고 적었다. 또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과 스노보드 행사를 허가한 것은 서울을 좀 더 알리고 보다 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도시 브랜드 마케팅을 설명했다. 2009년 일본과 중국에서 조사한 ‘아시아에서 가장 방문하고 싶은 도시’에 서울이 1위를 차지한 것을 성과로 들었다.

그는 “이를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모른 척하는 것인지 서울시의 노력에 대해 ‘시장 재선용’이라는 딱지를 붙여버린다”고 반박했다. 이어 “선거가 얼마 남지 않다 보니 이제는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이 든다”며 “재선 의지를 밝히다 보니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라면서 비판을 서슴지 않는 분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재선 의지를 밝힌 시장은 임기 2년, 3년까지만 일하고 그 다음부터는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공무원들이 제대로 일을 못한다고 비판하던 사회 오피니언 리더 중 일부는 이제 공무원들이 쓸데없는 일을 벌인다고 또 다른 비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09 서울 스노우잼’ 행사가 11일 광화문광장 특설램프에서 열렸다. 33m 높이의 스키점프대를 도약한 프리스타일 스키팀 선수가 세종로를 가득 메운 차량 불빛을 배경으로 날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대통령 “스노보드 대회 좋은 결과 나오길”=오 시장은 11일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열린 국가브랜드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스노보드 대회의 준비과정을 보고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여러 검토 끝에 이뤄진 결정으로 안다”며 “창의적 아이디어를 위해 고심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서울시는 이날 회의에서 내년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에 스노우잼 대회를 다시 개최해 2018년 겨울올림픽의 평창 유치를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스노보드 월드컵과 스키점프·스노보드 갈라쇼가 열리는 13일까지 이 일대 도로가 부분 통제된다. 통제 구간은 광화문에서 세종로 네거리로 향하는 도로 가운데 상위 2개 차로의 200m다. 시간은 12일엔 오후 4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3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 동안이다. 광화문광장 스케이트장은 11일 오후 개장했다.

강갑생·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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