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안 낳는 사회] 5. '보모' 중국동포 아줌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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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아이가 너무 어리거나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직장여성들에게 중국동포 아줌마의 주가가 상한가다. 중국동포 아줌마를 아이 돌보는 보모로 많이 채용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동포 알선 전문업체인 서울 강남구의 K소개소 관계자는 "불경기로 파출부는 남아돌고 있지만 중국동포 아줌마는 구하려는 사람이 많아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인건비는 아이가 하나일 때는 보통 월 120만원, 아이가 둘일 때는 월 140만원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김민경(35)씨는 요즘 중국동포 아줌마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

"창문을 좀 열라고 했더니 '이 집은 환풍기가 없느냐'고 하더라고요." 둘째가 태어나면서 중국동포 아줌마를 애를 보는 가정부로 썼지만 상전을 모시고 산 것과 같다는 게 그의 호소다. 한국에 온 지 5년이 된 이 가정부에게는 월급(140만원) 이외에 파마비.목욕비.주말 차비 등으로 20만원 정도를 더 준다. 김씨는 "아이가 볼모가 되는 이상 그의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한국에 갓 온 중국동포의 경우 말이 서투르고 문화나 행동양식도 달라 아이들의 발달과정에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에 처음 온 중국동포 아줌마를 고용했던 김모(33.서울 서초동)씨는 "스타킹이란 외래어를 모를 정도로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어 결국은 그만두게 했다"며 "보육료가 비싸도 좋은 시설에서 잘 돌봐준다면 중국동포 아줌마를 쓸 필요가 있겠느냐"며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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