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채무시계' 이젠 동작 그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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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뉴욕〓연합]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 연방정부의 부채를 초단위로 나타내며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온 '미국 채무 시계' 가 오는 9월 가동이 중단된다.

타임스스퀘어 인근 4층 건물의 옥상에 설치돼 10여년간 뉴욕의 명물 가운데 하나로 꼽혀온 채무시계는 채무가 감소 추세로 반전하면서 더이상 역할이 필요없어 퇴장하게 됐다.

이 시계는 1989년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 시머 더스트가 사재를 털어 세웠다.

그는 당시 뉴욕타임스 1면 하단에 "부채(Debt)에 유의하자" 는 광고를 게재하고 기업인과 정치인에게 정부 채무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연하장을 보내기도 했다.

더스트가 이 시계를 세울 당시 연방정부의 채무는 9천1백40억달러. 채무는 10여년이 지나면서 5조7천억달러로 늘었지만 최근들어서는 재무부가 70년만에 처음으로 국채를 되사들이는등 감소추세로 반전했다.

더스트의 아들 더글러스는 "고인이 된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채무 규모가 줄어들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했을 것" 이라고 말하고 더스??생일인 9월7일을 기해 채무시계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글러스는 그러나 "채무시계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 연방정부 채무가 증가할 경우 새로운 장소에 새로 설치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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