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안티미스코리아 출전 81세 김동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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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해 텔레비전에 대회모습이 방영되는 것을 보고 올해는 꼭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지. 내 나이 81세지만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 게다가 키 1백55㎝이하면 더 환영한다니 딱이지 뭐야. "

20일 정동이벤트홀에서 열리는 제2회 안티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하는 김동혜 할머니(81.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출전 동기다.

안티미스코리아 대회는 연령과 나이.성별을 초월하고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 팀이 최고로 뽑히는 미인대회. 비쩍 마른 몸매에 170㎝ 이상의 키, 서양 인형 같은 외모를 가진 획일적인 미인을 뽑는 미스코리아 대회에 대한 반대의 의미로 도서출판 '이프' 에서 지난해부터 시작한 행사다.

김할머니는 해방 직후였던 1947년부터 4년간 인천여자경찰서와 인천검찰청에서 일한 여경 출신.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싶어 경찰전문학교에 입학했던 김할머니는 문서작성만 시키는 것에 화가 나서 경찰직을 그만 두고 말았다.

43세에 얻은 외동딸 내외와 함께 살고 있는 김할머니가 밝히는 건강 비결은 열린 마음가짐과 규칙적인 운동. 누구와도 세대차 느끼지 않고 대화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그는 얼마전 다녀온 MT에서 '왕언니' 로 불리며 젊은 출전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기도 했다.

김할머니는 이 대회에서 대지의 여신 역할을 맡아 오프닝 행사를 주도할 예정이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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