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산불 원인 낙뢰 가능성 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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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달 10일 강원도 영동지역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의 원인은 낙뢰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교원대 한.중 대기과학연구센터 정용승(鄭用昇)소장은 강원도 고성.강릉.삼척, 경북 울진 지역과 북한 함경남도 일대에 발생한 산불이 한창 번져가던 지난달 10일 오후 4시11분 미국 노아(NOAA)위성이 촬영한 한반도 사진자료 판독 결과 등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鄭교수는 "중국에서 발달한 한랭전선이 태백.낭림산맥을 넘으면서 수분을 잃고 산맥 동쪽을 지날 때 낙뢰(마른 번개)를 동반해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을 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높새바람에 따라 로키산맥 동부에서 발생하는 산불과 유사한 것으로, 캐나다에서는 매년 9천건 이상의 산불 중 절반이 낙뢰로 일어난다" 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鄭교수는 "사진 촬영 전날인 9일부터 10일 오전까지 태백산맥 서쪽 지역에 내린 비로 철원 등지에서 낙뢰가 발생했는데 당일 중부지방 곳곳에서 기록에 잡히지 않은 낙뢰가 관측된 점으로 미뤄 한랭전선이 이동하면서 영동지방에 수많은 번개를 뿌렸을 것" 이라고 단정했다.

또 이 기간 중 북한의 산불 피해는 영동지역보다 두배 이상 컸을 것으로 추정했다.

鄭교수는 "열추적 사진을 판독한 결과 북한 함흥 일대 40여군데에서 산불이 발생했으며 불탄 지점을 표시하는 검은 점(hot spot)이 남한 지역의 그것보다 두배 이상 크게 나타났다" 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군부대 발화 등 일부 원인이 밝혀진 것을 제외하고는 등산객 등의 실화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조사를 진행해 왔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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