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뉴스] 입소문 자자한 ‘비아그라 술’ 알고 보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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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인쇄업을 하던 손모(48)씨는 포장박스 인쇄 대금 2500만원을 받으러 건강식품 제조업자 정모(49)씨를 찾아갔다. 그러나 정씨는 “돈 대신 발기부전 치료 성분을 주겠다”고 했다. 그는 협심증 치료제로도 쓰이는 의약품 실데나필과 이와 유사하게 만든 유해물질 옥소홍데나필을 보여줬다. 인삼추출물로 속여 중국에서 불법 수입한 것이었다. 손씨는 “술을 만들어 팔면 큰돈을 벌 수 있다”며 ‘사업’을 제안했다.

며칠 후 이들은 충남 논산에서 딸기 와인 공장을 운영하는 황모(49)씨를 찾아가 웃돈을 주겠다며 합류를 제안했다. 또 트롯 가수 홍모씨를 속여 술병에 붙일 사진도 찍었다.

‘따봉, 남성과 여성을 위한 술’이라는 이름이 붙은 술은 입소문을 타고 올해 6월까지 3000병이 팔렸다. 소문을 들은 경찰이 술을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성분 분석을 의뢰하면서 이들의 행각은 발각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8일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혐의로 손씨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손씨 등은 실데나필에 분말형 마와 커피 등을 섞어 건강식품으로 속여 팔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챙긴 수익은 4억여원에 달한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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