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탈출' 환자하기 나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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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의사보다 환자가 똑똑해야 나을 수 있는 대표적 질환이 관절염이다.

완치수단이 없는 만성질환이므로 환자의 생활습관에 따라 치료결과가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단번에 뿌리를 뽑겠다는 성급한 생각보다 달래가며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

관절염 환자들의 주의사항을 분야별로 점검해 본다.

◇ 식사〓관절에 도움이 되는 좋은 식품으론 먼저 생선류를 꼽을수 있다. 생선에 풍부하게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이 염증을 억제하는 효소의 생산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단백질도 좋다.

미 터프츠대 루베노프박사는 최근 미 관절염학회지에 단백질 섭취가 관절염 환자에 흔히 나타나는 근육의 위축현상을 막아줄 수 있다고 발표했다. 루베노프박사의 처방은 지방이 적은 닭고기 가슴살 1백g과 콩 2숟가락의 섭취. 지방이 많은 육류는 비만을 초래해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흔히 고양이 고기가 좋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는 전혀 근거없는 것이다. 한양대병원 류머티스병원 김성윤교수는 "고양이를 2백마리나 먹었다는 환자도 있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며 고양이 고기가 관절에 좋다는 설을 일축했다.

◇ 운동〓아플수록 관절을 많이 움직여줘야 한다. 중요한 것은 운동횟수나 운동강도보다 관절가동범위를 최대한 유지해 줘야한다는 것.

팔꿈치의 경우 가능하면 180도까지 굽혔다가 펼 수 있어야 한다. 운동후 통증이 2시간 이상 지속되면 운동량이 많았다는 증거이므로 운동량을 줄여야한다.

관절염환자는 평소 동작 하나하나에도 세심한 배려를 해야한다. 연세대의대 재활의학과 전세일교수는 "가급적 작은 관절보다 큰 관절을 이용하는 것이 원칙" 임을 강조했다.

예컨대 문을 열 때 손보다 어깨나 엉덩이로 밀도록 한다. 지갑도 호주머니에 넣어 손으로 꺼내기보다 어깨에 매어 쉽게 열 수 있도록 한다. 물건은 들기보다 밀어서 움직이는 것이 좋다.

◇ 약물〓관절염환자들은 평생 진통소염제를 복용해야 한다. 문제는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위장장애. 속쓰림과 위장출혈 때문에 약물을 중단하는 환자도 많다.

가급적 공복시 복용을 피하고 위장장애가 심할 경우 의사와 상의해 위장을 보호하는 약물을 따로 처방받도록 한다.

시판중인 진통소염제는 아스피린을 비롯해 1백여종이 넘는다. 삼성서울병원 류머티스내과 고은미교수는 "이들중 부루펜이 비교적 위장장애가 덜하므로 위장장애가 심한 관절염환자들이 참고하면 좋다" 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개발되어 시판중인 위장장애가 없는 COX2억제제 계열 신약도 알아두면 좋다. 현재 획기적인 치료제로 알려진 바이옥스.쎄레브렉스등이 오는 9월께 국내에 수입.제조 판매될 예정이다.

◇ 교육〓최근 관절염 환자들끼리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간호사 등 전문인력으로부터 교육받는 자조모임도 활발하다.

대표적 사례는 대한류마티스건강전문학회. 서울대의대 간호학과 이은옥교수가 95년 만든 이 단체는 지금까지 2천여명의 환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전국 보건소를 중심으로 환자 10명이 한 팀이 되어 1주일에 1번씩 6주에 걸친 교육프로그램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등록은 인터넷 홈페이지(http://plaza1.snu.ac.kr/~rheumato)를 이용하거나 전화(740-8812)를 걸면 된다.

이교수는 "환자들의 자조모임은 의사로부터 듣지 못한 정보를 나누고 전문간호사로부터 운동요령 등을 자세히 배울 수 있는 것이 장점" 이라고 설명했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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