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잇따라 소수정파 대표들과 만난다.
지난달 29일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중앙집행위 의장과 조찬회동을 했다. 1일에는 민국당 김윤환(金潤煥)최고위원을 청와대로 초청했다.
이에 대해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은 "金대통령이 정치의 틀을 바꾸려 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어느 당도 국회 내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경쟁과 협력의 정치를 해야 한다" 는 것이다.
'여소야대(與小野大)의 양당구도' 를 관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뜻이다.
16대 의석이 1석(한국신당).2석(민국당)에 불과한 당 대표와 대통령이 단독회담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더구나 金대통령은 김용환 의장에게 "소수의 의견이 존중되는 참된 민주정치" 를 다짐하기도 했다. 또 필요하면 수시로 만나기로 약속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6월의 평양 남북 정상회담이란 민족적 거사를 앞두고 국민적 지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 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평양 정상회담에 거는 金대통령의 기대가 크다는 것. 국회 내 의석을 따져봐도 金대통령이 단 '한석' 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민주당(1백15석)과 자민련(17석), 그리고 호남권 친여(親與)무소속 4명을 합쳐도 1백36석으로, 과반(1백37)에서 한석이 모자란다. 국회 표결에서 과반을 넘기느냐는 소수정파의 '한표' 에 달려 있는 셈이다.
소수정파에 대한 金대통령의 존중의지는 한나라당과 대립이 격화돼도 과반수를 확보할 기반을 마련해 놓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것은 한나라당을 압박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러나 "민주당이 소수정파를 흡수하는 식의 정계개편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자민련의 협조가 불투명한데다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여소 상태는 정국파란의 책임을 분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정국 상황이 가팔라질 경우 정계개편의 명분이 생긴다는 계산이다.
청와대 고위참모는 1998년 정권출범 때 'JP총리 임명안' 의 국회 동의가 늦어지면서 정계개편에 대한 여론의 거부감이 줄어들었던 경험을 상기했다.
김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