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축구] 최성용 "나카타 꼼짝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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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1백80억원짜리와 공짜.

오늘(26일) 벌어지는 축구 국가대표 한.일전 승부의 키를 쥔 나카타(AS 로마)와 최성용(빗셀 고베)의 몸값이다.

지난 1월 '일본의 축구영웅' 나카타를 모셔오기 위해 이탈리아 프로축구 AS 로마는 페루자에게 1천7백만달러(약 1백80억원)를 지불했다.

동양 선수로는 사상 최고의 이적료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반해 최성용은 지난해 2월 상무를 제대하고 곧바로 일본 J리그로 건너가는 바람에 빗셀 고베는 이적료 한푼 내지 않고 '보물단지' 를 차지했다.

그러나 축구의 기량은 몸값으로만 비교할 수는 없는 것. '나카타 봉쇄' 의 특명을 받은 최성용은 1998년 4월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그를 완벽하게 마크해 '도쿄 대첩' 을 이끌어냈다.

서울에서 벌어진 월드컵 공동개최기념 한.일전에서 나카타를 꽁꽁 묶어 2 - 1승리의 숨은 공신이 된 바 있다.

비록 나카타가 유럽 프로무대에서 뛰면서 세계적인 선수로 훌쩍 컸다지만 최도 J리그에서 경험을 쌓았고 대인마크는 어떤 선수도 자신있다고 믿고 있다.

예정을 하루 앞당겨 지난 24일 서울에 온 나카타는 도착하자마자 강남의 모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는 등 여유를 보였다.

그 시간 최는 허정무 감독의 특별지도를 받으며 땀을 뻘뻘 흘렸다.

최는 "나카타의 동선(動線)을 예상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철저한 몸싸움을 펴 나카타의 기를 죽이고 패스의 질을 떨어뜨리겠다" 고 말했다.

26일 오후 7시 잠실주경기장에서 벌어지는 한.일전은 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이후 2년 만에 벌어지는 국가대표간 경기다.

지난해 올림픽팀을 이끌고 치욕의 2연패를 당한 허감독은 'J리그파' 김도훈(전북).유상철(요코하마 매리너스)투톱을 앞세워 설욕을 벼른다.

국제대회 성적부진으로 퇴진 위기에 몰린 트루시에 감독도 한.일전 승리로 반전을 노린다.

일본은 지난 22일 J리그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신예 고지마와 백전노장 나카야마가 공격 선봉에 나선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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