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모당하는 ‘신의 손’ 프랑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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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신의 손’ 논란 속에 월드컵 본선에 오른 프랑스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시드 배정국에서 밀려나더니 ‘신의 손’ 사건 당사자인 티에리 앙리(32·바르셀로나·사진)마저 처벌을 받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3일(한국시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앙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은 “앙리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앙리의 행동은 분명히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났다. 전 세계 축구팬들이 그의 행동을 봤다. 조만간 징계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월드컵 본선 1~2경기 출전정지가 유력하다. 앙리는 지난달 19일 유럽 월드컵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 아일랜드와의 경기에서 손을 사용해 윌리엄 갈라스의 동점골을 도와 파문을 일으켰다. 프랑스는 플레이오프에서 1승1무로 본선행 막차를 탔다. 월드컵 예선에서 4골을 넣은 앙리는 전성기는 지났으나 여전히 세계 정상급 공격수다. 주장까지 맡고 있는 앙리가 빠질 경우 프랑스는 전력공백을 감수해야 한다.

프랑스는 2일 본선 조추첨 포트 배정 결과 4그룹으로 밀렸다. 그 바람에 1그룹에 속한 강호 중 한 팀과 같은 조에 속하게 됐다. FIFA가 고수해온 ‘2+3+1 원칙(월드컵 최근 2대회 성적+최근 3년간 FIFA 랭킹+대륙별 안배)’이라면 프랑스는 당연히 시드를 배정받게 된다. 하지만 FIFA는 이번에 방식을 전격 수정했다. 10월 FIFA 랭킹으로만 시드 배정국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대신 네덜란드가 시드를 받게 됐다. 11월 랭킹이었다면 프랑스는 시드 배정국이 될 수 있었다.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은 “앙리 사건과 시드 배정국 선정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외신들은 “오심 문제에 휘말린 FIFA가 국제 여론을 의식했다”고 보도했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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