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 박세리 "푹 쉴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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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박세리(27.CJ.사진)가 골프채를 놓고 한 달 넘게 장기 휴면에 들어갔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가 한창인 때 내린 휴식 결정이다. 몸과 마음이 지쳐 슬럼프가 길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주 존큐해먼스호텔 클래식에 불참했던 그는 내친 김에 16일 밤(이하 한국시간)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개막하는 세이프웨이 클래식에도 빠지기로 했다. 이달 말 열리는 롱스드럭스 챌린지도 건너뛴다. 다음달 7일부터 시작하는 아사히 료쿠켄 인터내셔널은 원래 불참할 예정이었다. 4개 대회를 포기하는 셈이다. "골프를 잊고 푹 쉬라"는 주위의 권고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따라서 일러야 다음달 15일 개막하는 삼성월드챔피언십(캘리포니아주 빅혼 골프장)에서나 박세리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월드챔피언십은 그가 한창때인 1999년 우승했던 대회다.

98년 LPGA 투어 데뷔 이래 박세리가 시즌 도중 한 달 이상 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슬럼프 탈출을 위한 극약처방인 셈이다. 그는 지난 7월 말 프랑스의 에비앙 마스터스 대회 때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골프채를 놓고 어디 가서 한달쯤 푹 쉬다 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 바 있다(본지 7월 29일자 2면). 그 말을 이제서야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박세리는 지난달 30일 끝난 와코비아 클래식에선 중도에 대회를 포기했었다. 이어 지난 6일 끝난 그 다음 경기(스테이트팜 클래식)에서는 간신히 컷을 통과했지만 최하위권(공동 66위)에 머물렀다. 현재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집에 머물고 있는 그는 당분간 골프를 잊고 무조건 쉴 계획이다. 최근 플로리다주에 허리케인이 몰아쳐 잠시 대피하기도 했지만 별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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