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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동동] 겨울 모기 소탕전에 미꾸라지 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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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미꾸라지는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를 잘 먹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모기의 산란장소에 미꾸라지를 풀어놓으면 자연스럽게 모기떼가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서울 서초구가 겨울철에도 사라지지 않는 모기 박멸에 미꾸라지를 활용하겠다고 1일 밝혔다. 모기 유충의 천적인 미꾸라지를 아파트 집수정이나 정화조에 풀어놓아 모기의 씨를 말리겠다는 ‘작전’이다. 미꾸라지를 통한 모기 퇴치법은 그동안 하천 부지 등 야외에서 주로 활용됐으며 도심 내 아파트 단지에 적용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모기는 통상 한꺼번에 300~400개 이상의 알을 낳는다. 모기 유충은 물속에서 위아래로 이동해 먹이를 섭취한다. 집수정이나 정화조에서 번식한 모기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따뜻한 아파트 실내로 들어가 겨울철 실내의 골칫거리가 되곤 한다.

서초구가 미꾸라지를 적극 활용키로 한 것은 미꾸라지의 강한 생존력 때문이다. 미꾸라지는 웅덩이의 물이 일시적으로 말라도 수십 일간 살 수 있다. 한 마리가 하루에 모기 유충을 1000마리 이상 잡아먹을 정도로 식성도 좋아 1㎡당 4∼6마리만 풀어놓아도 효과가 탁월하다는 게 서초구 설명이다.

미꾸라지는 주로 가락시장에서 구입한다. 추어탕 집으로 가 보양식 재료가 될 처지였던 미꾸라지가 겨울철 모기 박멸의 공신으로 변신하는 셈이다. 서초구는 올해에만 2만8000마리의 미꾸라지를 하천 부지 등에 방사했다. 서초구 유정애 건강관리과장은 “환경호르몬 덩어리인 화학약품을 살포하는 대신 미꾸라지를 풀어놓으면 알아서 유충도 잡아먹고 인체에도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아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모기 방역을 위해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구축했다. 대형빌딩 정화조나 연못·하천변 등 서울 시내 5928곳이 등록돼 있다. 지점별로 방역 시기, 방역 방법, 모기 숫자, 유충 밀도를 파악해 방역에 활용하고 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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