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세친구'의 작가 목연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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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MBC 시트콤 '세친구' (연출 송창의)가 25%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꾸준히 인기다.

매주 월요일 밤 10시55분에 방송되는 '세친구' 는 두달전 출발할 때부터 '성인용' 을 표방했다.

밤 시간대에 어울리게 약간은 야한 성농담으로 수다를 떨겠다는 것.

지난 3일 방송한 '남자의 슬픔' 이란 코너에서는 포경수술(방송에서는 '고래잡이' 로 표현)을 결심한 상면(박상면)의 안절부절하는 모습과 친구들의 반응을 코믹하게 그렸다.

지금까지 방송을 보던 잣대로 보면 약간은 지나치다 할 정도로 야한 표현이 많았다.

성농담에 대한 이런 줄타기의 조종자가 여성이란 사실은 실제 드라마만큼 흥미를 끄는 대목이다.

'성담론' 의 전선에 여성들이 포진해 있고 그 '앞잡이' 역할을 두 작가가 맡고 있다. 목연희.이성은씨가 주인공. 특히 목연희(31)씨는 "동성애 문제까지도 다뤄보고 싶다" 는 도전적인 여성작가다.

" '소재작가' 5명과 직접 대본을 쓰는 2명을 포함해 작가 7명이 모두 여성입니다. 일반 드라마와 달리 시트콤은 풍자성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아직도 방송사 자체의 대본심의가 엄격해 표현에 제약이 많지요. 이 때문에 '세친구' 의 경우 성농담의 수준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지요."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목씨는 1992년 데뷔(KBS '유머1번지' )때부터 줄곧 코미디에 매달려 온 코미디 전문작가.

MBC로 옮겨서는 이경규의 '별들에게 물어봐' 라는 말을 히트시킨 주인공이다.

"여성(작가)들의 남성관을 투영하다보니 오히려 남자들이 쓰는 것보다 구체적이며 사실적이라고도 합니다.

다행히 세 주인공(정웅인.박상면.윤다훈)이 제 색깔을 살려 줘 대본의 부족함이 가려지는 것 같아요. "

목씨는 "열악한 제작여건상 소재발굴과 대본완성.촬영까지 1주일에 다 해치워야 한다" 며 "이같은 소모전에서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에 '세친구' 의 롱런 여부가 달려 있다" 고 말한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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