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병역비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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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도랑에
함부로 오줌을 싸면
'고추'가 붉어진단다."

옛날옛적
시골 할아버지는
손자들에게
그렇게 가르쳤다.

공중도덕을 지키라고
어르던 훈계가 아니었다.
한 방울의 오줌도
귀하디 귀한
거름이었기 때문이란다.

로마시대에는
오줌이 세제였단다.
그것도 지린내가 진동하는
썩은 것만 썼다지.
로마 황제도
그렇게 씻은 옷을 입었을까.

등산객을 맞아주는
노루오줌풀의
여린 몸뚱이.
연분홍 솜사탕처럼
귀여운 모습에
왜 냄새 나는 이름이 붙었을까.

코를 대보니
지린내가 난다.
쥐오줌풀, 여우오줌풀….
'오줌'자가 붙은 풀들은
다 이유가 있더군.
그래도 약용이라네.
자기 오줌을 마시는
황당한 민간요법도 있다지.

그런데 그 오줌에
약 타고, 피 섞으면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진다.

그토록 스포츠를 사랑한다는
근육질 젊은이가,
그렇게 잘 생긴
청춘 스타가,
한순간에 병약자로 변한다.

군대에도 못 갈 정도로….

*일부 프로야구 선수와 유명 연예인들이 검사용 소변을 조작해 불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인터넷에선 병역을 마친 연예인의 명단이 나돌고 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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