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보 재산 형성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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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6대 총선 입후보자 10명 중 3명은 배우자와 자녀명의의 재산이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나 이들의 재산형성 과정과 관련, 세금 납부여부 등에 대한 의혹이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8, 29일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서 본사가 재산내역을 확인한 총선 후보 4백95명 중 배우자와 자녀 명의의 재산이 더 많은 이들은 1백50명, 30.7%에 달했다.

광주 남구의 강운태(무소속)후보는 부인이 광주시 북구 중흥동 일대에 3억6천여만원짜리 대지와 은행예금 1억6천여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姜후보측은 "중흥동 땅은 장인으로부터 증여받은 것" 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이천의 유종열(자민련)후보는 대학 교수를 20년간 했지만 본인 재산은 한푼도 없고 오히려 2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그러나 토지.아파트.오피스텔.다이아몬드 등 부인 재산 3억원을 신고했다. 의사인 부인이 재산을 모았다는 설명이다.

3선의원 출신인 전북 김제의 최낙도(무소속)후보는 본인 재산은 자동차 한대밖에 없으며 1억8천8백만원의 전재산이 부인과 장.차남의 명의로 돼있다고 신고했다.

특히 분석결과 상당수 후보들이 본인은 물론 배우자 명의로 주택을 여러채 갖고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로 아파트나 단독주택 등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경우는 분석대상 후보 4명 중 1명꼴(26.4%)인 1백31명에 달했다.

이중엔 3채 이상의 주택을 갖고 있는가 하면 연고가 없는 수도권지역에 아파트를 가진 경우도 있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경우도 있다.

충북 보은-옥천-영동의 이용희(민주당)후보는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서울과 옥천군에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4채를 신고했다.

서울 송파갑의 전익정(자민련)후보는 서울 서초구와 송파구에 주택 3채를 보유하고 있다.

경북 군위의 김동권(무소속)후보는 본인 명의로 대구에 4채.서울에 1채, 장남 명의로 경기도 양평에 1채, 부인 명의로 서울에 빌라 1채.아파트1채 등 모두 8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金후보는 "모두 회사 사택" 이라고 밝혔다.

경남 사천의 이방호(한나라당)후보는 본인 명의의 서울소재 아파트 1채 외에 부인 명의로 3채의 아파트(서울 2채, 사천 1채)를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부동산 임대업을 하느라 아파트를 여러채 소유하게 됐다고 밝힌 후보도 여럿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주공아파트(20~24평형)5채와 중계동에 아파트(46평형) 1채 등 모두 6채를 보유한 부산 해운대-기장갑의 황상모(민국당)후보가 대표적인 경우. 黃후보는 "사업체를 처분한 여윳돈으로 부동산 임대업을 했다" 고 설명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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