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당선자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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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타이베이.도쿄〓진세근.오영환 특파원] 천수이볜(陳水扁.사진) 대만 총통 당선자는 자신이 취임하면 그간 냉랭했던 한.대만 관계를 적극 개선할 것임을 시사했다.

陳당선자는 23일 오후 타이베이(臺北)시 대륙공정공사(CEC)그룹 사옥에서 기자 설명회를 마친 뒤 한.대만 관계 전망을 묻는 본사 특파원의 질문에 웃음을 띤 채 "더 좋아질 것(更好了)" 이라고 답변했다. 그의 반응은 비록 짤막했지만 당선 이후 한.대만 관계에 대한 첫 언급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민진당 사무국 국제부의 류스중(劉世忠)부주임은 24일 "한국에 섭섭함을 느껴 냉랭하게 대했던 국민당과 달리 새 총통은 이성과 무실(務實)의 자세로 한국문제에 접근할 것" 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대만 관계는 우선 경제.학술.문화.체육교류 등 비정치적 부문부터 교류를 늘려나간다는 게 陳당선자의 복안" 이라고 소개했다.

또 단교(斷交)이후 중단됐던 양국간 민간항공기의 운항을 재개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총통 취임 이후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陳당선자는 24일 아사히(朝日)신문과의 회견에서 "리덩후이(李登輝)정권이 취해온 중국과의 직접적인 3통(통상.통항.통신)금지조치를 올해 안에 해제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이 무력침공을 기도하지 않는 한 독립선언도 하지 않겠다" 며 "총통에 취임해도 양국론을 헌법에 명시하지 않고 독립의사를 묻는 주민투표도 실시하지 않을 것이며 국명도 바꾸지 않겠다" 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이 말하는 '하나의 중국' 과 '일국양제' 를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 말해 중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대화와 교섭을 벌여나가겠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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