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 빈 인천지하철…서울지하철과 연계망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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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 17일 오전 11시 인천지하철(동막~귤현역)문학경기장역. 이용객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취재진이 이날 오전 1시간 동안 이용객을 조사한 결과 21명에 불과했다. 지하철 1편당 2.8명 꼴이다.

공익근무요원 朴현진(22)씨는 "8량 차량의 출.퇴근시간대 승하차객은 4~5명이며 낮시간대엔 이용객이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고 말했다.

같은 시간 북쪽 종착역인 귤현역을 한 정거장 앞둔 박촌역. 3편 중 2편이 귤현역에 승객이 거의 없자 이곳에서 회차해버렸다. '2000년대를 내다보는 인천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6일~지난 1월 31일 이용객은 하루 평균 13만2천2백여명으로, 인천지하철공사 하루 목표 이용객(27만6천여명)의 48% 수준이었다.

수입금도 하루 평균 6천2백57만여원으로 목표액의 63%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순수 운임 적자 규모는 올해만도 6백1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 승객 왜 없나〓인천지하철은 부평역에서만 경인전철과 연계될 뿐 서울지하철과의 연계망이 전혀 없다.

느림보 운행도 문제다. 총 길이 21.9㎞에 역이 22개여서 역 사이 평균거리가 1천41m로 너무 짧다. 또 운행구간 중 심한 곡선구간이 5곳에 달해 시속 40~55㎞밖에 낼 수 없다.

주민 張영철(32.회사원)씨는 "1분30여초마다 정차하고 환승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출근시간대 지하철 이용을 피한다" 고 말했다. 또 각 역이 지하 15~31m로 너무 깊고 역과 버스정류장 사이가 너무 멀어 이용하기도 불편하다. 더욱이 운행시작 시각도 오전 5시30분이어서 경인전철의 5시보다 30분 늦다.

◇ 대책〓인천전문대 박창화(朴昌和)교수는 "서울지하철 5호선과의 연계망 구축이 시급하다" 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박촌역(또는 임학역)에서 4㎞ 정도 떨어진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또는 송정역)으로 연결되도록 전철망을 연장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인천지하철 시청역과 경인전철 동암역 사이(1천83m)에 보조선을 신설하면 서울과의 연계망을 확충할 수 있고 승객들이 연수~동인천 지역을 오갈 때 부평역까지 우회하는 불편도 해결할 수 있다.

인천〓정영진.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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