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발전이 없기에 MVP 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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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 프로야구 내셔널리그의 홈런왕 앨버트 푸홀스(29·세인트루이스)가 만장일치로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만장일치 MVP는 2002년 배리 본즈(전 샌프란시스코) 이후 7년 만이다.

푸홀스는 25일(한국시간) 발표된 미국야구기자협회 투표 결과 1위 표 32표(448점)를 독식해 MVP를 수상했다. 2위 표 15표를 얻은 내셔널리그 타격왕 핸리 라미레즈(233점·플로리다)가 2위, 타점 공동 1위 라이언 하워드(217점·필라델피아)와 프린스 필더(203점·밀워키)가 각각 그 뒤를 이었다. 푸홀스는 올 시즌 타율 3할2푼7리 47홈런·135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 부진해 50홈런의 벽은 넘지 못했지만 생애 첫 홈런왕을 차지했다. 장타율(0.658)과 출루율(0.443), 득점(124점)에서도 1위에 올랐다. MVP 수상으로 옵션 20만 달러의 보너스도 챙겼다.

푸홀스는 이번 수상으로 명예의 전당 행을 예약했다. 푸홀스는 2005년과 2008년에 이어 MVP를 받아 2년 연속 수상과 함께 사상 10번째로 세 번 이상 MVP를 받은 선수가 됐다. 세 번 이상 MVP를 수상한 선수는 아직 현역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와 투표 기간이 되지 않은 본즈를 제외하면 모두 명예의 전당에 오른 전력을 갖고 있다. 푸홀스는 수상 소감을 통해 “프로 선수라면 세 가지 목표가 있다. 빅리그에서 뛰는 것, 월드시리즈에 오르는 것, 명예의 전당에 드는 것이다. 앞서 두 가지는 이뤘다. 선수라면 누구나 가장 위대한 선수로 남고 싶어 한다”며 명예의 전당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2001년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 푸홀스는 데뷔 첫해부터 천재적인 타격 실력으로 이미 최고 타자 반열에 올랐다. 2008년 메이저리그(ML) 30개 감독이 뽑은 ‘가장 두려운 타자’로 뽑히기도 했다. 야구인들 사이에선 처음부터 워낙 잘해 더 이상 진전이 없다는 의미로 ‘발전 없는 선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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