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부품이야기⑤] 전조등이 운전자의 시선을 따라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난간 밑으로 깎아 놓은 듯한 절벽이 보이는 도로를 유유히 달리는 자동차가 있다. 구불구불 휘어지는 해안도로를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는 바로 제네시스(Genesis). 그 여유로운 주행의 비밀은 방향을 바꿀 때마다 운전자의 시선을 따라와 노면을 비춰 주는 전조등에 있다. 자막은 이 기술을 ‘어댑티브 헤드램프(Adaptive Headlamp)’라고 설명한다. 최근 자동차시장에서 뜨거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제네시스 광고에 나오는 장면이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야간 운전 시에 코너링을 하면서 노면이 보이지 않아 무의식 적으로 감속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네시스는 이러한 걱정이 필요 없다. 스티어링휠이 돌아가는 각도에 따라 전조등이 같이 돌아가 진행방향을 비춰 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지능형 전조등 시스템(AFLS : Adaptive Front Lighting System)’의 ‘곡선로 기능’이다.


‘전조등(前照燈 : Head Light 혹은 Head Lamp)시스템’은 상향등과 하향등, 기상 악화 시에 사용하는 안개등을 조합한 형태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최근 유명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은 야간 운전 시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도로 정보․주행 상태․기후 조건 등 여러 가지 운전 상황의 변화에 대해 최적의 조명 상태를 제공하는 ‘지능형 전조등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앙제어장치(ECU : Electric Control Unit)가 각종 신호(스티어링휠 각도․쉬프트기어 위치․차량 속도․전조등 스위치 등)를 처리해 정보를 전달하면, ‘좌우 구동기(Actuator)’가 신호를 받아 램프의 좌우 회전 각도를 조절하고, ‘상하 구동기’가 기울기를 조절하며, ‘빛 차단장치(Shield) 구동기’가 도로 조건에 따라 빛의 형태를 변화시킨다.

이 시스템은 크게 5가지 기능(시가지․고속도로․악천후․곡선로․교차로기능)을 포함한다. ‘시가지 기능’은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거나 주변의 밝기가 충분한 곳에서 조명의 길이를 줄이는 대신 좌우 폭을 넓혀 시야를 확보해 준다. ‘고속도로 기능’은 더 먼 곳까지 비춰 주고, ‘악천후 기능’은 다양한 기상 조건 하에서 반대편 차선에서 오는 차의 전조등에 의한 눈부심을 최소화 해준다.

‘곡선로 기능’은 곡선로에서 차량 진행 방향으로 미리 전조등이 회전하는 기능이며, ‘교차로 기능’은 교차로에서 추가 광원을 이용해 기존 전조등 빛이 도달하지 않는 좌우 측면부를 비춰 주는 기능이다.

현재 유럽․일본․북미 등에서 70개 이상의 차종에 ‘곡선로 기능’이나 ‘교차로 모드’가 적용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차종별로는 승용차가 약 70%․SUV가 30%, 지역별로는 유럽 지역이 약 50% 이상 적용하고 있으며, 고급차 위주에서 중소형으로 적용 차종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또한 광원도 일반적인 할로겐에서부터 HID(High-Intensity Discharge), 그리고 차세대 자동차 광원인 LED(Light Emitting Diode)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광원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해외 선진업체에서는 모든 기능을 포함한 시스템 개발이 완성단계에 이르렀으며, 최종적으로는 내비게이션과 연동되는 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모든 기능을 포함한 시스템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램프설계팀 김광섭 부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