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부품이야기①] 전조등 불빛은 ‘찌그러진 하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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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나, 이탈리아, 아르헨티나....전혀 연관이 없을 것 나라들에게도 공통점이 있다. 각 대륙별 축구 최강국? 아니다. 바로 LHD (Left Hand Drive : 왼쪽에 핸들이 달린 차량)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아시는가? 핸들의 위치에 따라 전조등 빛의 각도와 모양도 달라진다는 것을.....이 때문에 RHD (Right Hand Drive : 오른쪽에 핸들이 달린 차량) 시스템을 사용하는 일본과 우리나라는 각기 다른 전조등 불빛 모양을 가지고 있다.

아래의 <그림1>은 우리나라, 미국과 같이 왼쪽에 핸들이 달린 차량이 전조등을 켰을 때 나타나는 불빛의 형상이다. 일직선으로 쭉쭉 뻗은 모양일 줄 알았던 전조등 불빛이 ‘찌그러진 하트 모양’이 되어버린 이유는 바로 이렇다.

<그림1>의 왼쪽 상단부분 불빛이 없는 부분은 반대편 차선의 차량들이 주행해오고 있는 위치이다.


만약 오른편과 같이 똑같은 각도의 빛을 비춘다면 상대편 운전자가 느끼는 눈부심은 상당할 것이다. 또한 앞차의 경우 왼쪽 사이드미러를 통해 들어오는 불빛 역시 운전자에게 부담으로 이는 바로 ‘안전’과 모두 직결되는 문제이다.
다른 차량 운전자들의 눈부심을 방지하며, 오른쪽편의 불빛 각도는 유지하며 시야를 판단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전조등 각도가 <그림 1>과 같이 형성된 이유이다. 자연히 오른쪽에 핸들이 달린 일본, 영국의 자동차 전조등 불빛은 반대 모양이다.

유럽 공동체 (EU)의 자동차 분과위원회에서는 예전부터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전조등의 밝기, 각도, 거리등을 고려한 세부적인 법규를 제정해 완성차에 장착되는 전조등 생산에 적용해 오고 있으며, 국내서도 유사한 법규를 도입하며, 글로벌 표준에 부합되도록 힘쓰고 있다.

2006년 도로 교통 안전관리 공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차량 주행 중 사고로 발생하는 사망 건수는 주간의 경우 전체사고 비중의 약 2~3%인 것에 비해 야간의 경우에 약 40%대까지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위 주행환경이 열악한 국도나 야간 시 시야확보에 어려움이 큰 곡선로 에서의 사고 발생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이 때문에 야간에 주로 사용하는 전조등에 대한 중요성, 특히 위에서 언급한 전조등 좌․우측면의 언밸런스한 대칭설계는 본인의 안전 뿐 아니라, 상대방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부분이다.

우리가 무심코 스위치로만 똑딱거리며 작동시키던 전조등에도 신기한 안전과학의 원리가 숨어있었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fem 설계팀 이충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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