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기아 강동희, 삼보 김승기 저력 발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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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라운드 초반의 흐름을 결정한 것은 새내기와 2~3년차 젊은 선수들이었다.

삼성의 강혁(24), SBS 김성철(24).윤영필(25) 등은 겁없는 플레이로 소속팀의 오름세를 주도했다.

그러나 3차전을 고비로 관록의 베테랑들이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기아의 리더 강동희(34)와 주포 김영만(28), 삼보 김승기(28) 등이 분발해 2연패에 빠진 팀을 위기에서 건져올렸다.

특히 강동희는 13일 부산경기에서 결정적인 득점과 어시스트로 1, 2차전의 부진을 씻어내며 15일 벌어지는 4차전에 기대를 갖게 했다.

1, 2차전에서 강동희가 부진했던 원인은 슛감각 둔화와 수비 타이밍 포착 난조 때문이었다. 특히 적절한 협력수비 타이밍을 잡지 못해 삼성의 새내기 가드 강혁에게 농락당한 것이 뼈아팠다.

강혁은 강동희가 버넬 싱글튼을 협력수비하기 위해 처지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3점슛을 퍼붓거나 슛을 막기 위해 달려나오는 타이밍에 느닷없이 골밑으로 대시, 번번이 득점에 성공해 기아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김영만 역시 자유투 성공률 50%의 극심한 난조를 보이면서도 승부처에서는 어김없이 바스켓을 흔드는 슛플레이의 진수를 선보였다. 역전이 이뤄진 4쿼터에 김은 자유투 3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3차전을 고비로 나타난 베테랑들의 페이스 회복은 이들이 '감' 을 찾고 후배들의 투지를 극복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초반에는 밀고 올라오는 신예들의 기세에 주춤했지만 경기가 거듭되면서 노련미가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대개 단기승부에서는 노장들의 경험이 먼저 위력을 보이고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에서 앞선 젊은 선수들이 진가를 보인다. 그러나 올시즌엔 상황이 거꾸로 전개되고 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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