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기아 '반격의 돛 '1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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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부서질지언정 가라앉지는 않는다.

삼성의 불같은 오름세로도 '불침항모' 기아를 단숨에 격침시킬 수는 없었다.

기아의 '1등항해사' 강동희 (18득점.5어시스트)가 키를 잡고 끝까지 버텼기 때문이다.

기아는 13일 부산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3차전에서 강동희의 눈부신 종반 활약에 힘입어 88-79로 승리,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따라붙으며 4강진출을 위한 불씨를 되살렸다.

2쿼터 4분쯤 40-29로 리드하고도 4쿼터 초반 62-68로 밀린 기아는 1, 2차전의 악몽을 되새겼다.

삼성은 새내기 강혁 (13득점) 의 리드 속에 버넬 싱글튼 (26득점).문경은 (13득점) 이 맹활약, 시리즈를 끝내려 들었다.

여기서 기아의 박수교 감독은 이때까지 4개의 파울을 기록중인 센터 토시로 저머니 (13득점.11리바운드) 를 이용해 뜻밖의 승부수를 던졌다.

단신인 포워드들이 삼성의 싱글턴을 스크린해 저머니의 활동공간을 넓히는 미스 매치작전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드라마는 시작됐다.

저머니는 운좋게 얻어낸 자유투 2개중 1개를 성공시켜 첫공격에서 박감독의 작전을 성공시켰다.

삼성은 골밑을 지키기 위해 외곽 선수들이 처지는 수비로 돌아섰고 강동희가 이 허점을 파고들었다.

강이 4쿼터 1분30초부터 3분사이 잇따라 3개의 3점포를 성공시키자 철벽같던 삼성의 조직력은 한순간에 허물어졌다.

다급히 실점을 만회하려는 삼성의 골밑은 기아 포워드들의 속공에 벌집이 됐다.

김영만 (23득점) 등의 슛으로 종료 2분을 남기고 83-72로 앞선 기아의 승리는 요지부동. 종료직전 강동희가 터뜨린 마무리 3점포는 '축포' 였다.

부산 =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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