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전직대통령 초청 만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3일 저녁 최규하(崔圭夏).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을 부부동반으로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며 '베를린 선언' 을 비롯 유럽순방 성과를 설명했다.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은 개인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만찬에 앞서 대기실에서 金대통령이 "건강해보인다" 고 하자 盧전대통령은 "테니스를 하고 있다.수영을 하느냐" 고 물었다.

金대통령이 "조금 한다" 고 하자 盧전대통령은 "수영은 관절에 좋은 운동" 이라고 말했다.

동석한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이 "全전대통령은 동남아를 다녀와 얼굴이 많이 탔을 것 같은데" 라고 말을 건넸다.

그러자 盧전대통령은 "이 양반은 한국사람이 아닌지 얼굴이 안타" 라고 거들었고, 全전대통령은 "조금 탔는데 청와대에 온다고(분첩을)조금 발랐어" 라고 농담했다.

金대통령은 만찬장으로 안내하면서 "여성분들이 같이 앉으면 말을 안해 자리를 따로 배치했다" 며 별도의 테이블에 부인들이 앉게 했다.

金대통령은 "유럽방문때 특이하게 느낀 것은 우리에 대해 우월감이 없어지고 동료로 생각한다는 점" 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全전대통령이 "교황을 만났죠" 라고 묻자, 金대통령은 "천년만에 오는 대희년이라 교황이 국빈을 만나지 않는데 나를 만나줘 이탈리아 외교관들이 우리 대사에게 '한국보다 큰 나라도 못갔는데 어떻게 초청받았느냐' 고 물었다고 해요" 라고 설명했다.

김진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