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4·13 격전지] 서울 노원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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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어이구 선배님…. " "열심히 뛰시요. " 서울노원구의 초안산 달샘약수터. 반가운 마음에 새벽 커피라도 나눌 법한 동창생 3명이 수인사만 나눈 뒤 어색하게 뒤돌아선다.

서울대 법대 동문인 민주당 함승희(咸承熙).한나라당 최동규(崔東奎)위원장과 자민련 백남치(白南治)의원이 뛰고 있는 서울 노원갑. 각 당의 공천후유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곳이다.

咸위원장이 민주당 공천을 받자 탈락한 崔위원장이 한나라당으로 옮겨 공천을 받았고, 한나라당 공천에서 낙마한 白의원은 자민련으로 말을 옮겨 탔다.

한국신당 소속이었던 정창인(鄭昌仁)위원장도 민국당 공천자로 포장을 바꿨다. 공천 도미노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때문에 예선의 한(恨)과 울분을 풀려는 본선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민주당 咸위원장은 동화은행 비자금 수사 검사경력을 세일즈 포인트로 잡았다.

'클린 함승희' , '부정부패 없는 나라' 를 으뜸 구호로 개혁성을 부각하려 한다. 노원갑을 교육특구로 만들겠다며 ' 미국과의 열린학교 설립 등의 공약도 내걸었다.

한나라당 崔위원장은 동자부장관과 지역구내에 있는 서울산업대의 총장을 지낸 묵직한 경력을 토대로 '경험많은 전문가' '참신한 대학총장' 을 홍보 초점으로 설정. "상대 약점을 공격하는 선거운동은 절대 않겠다" 는 입장. 서울산업대 학생들의 자원봉사도 늘어 고무돼 있다. 咸.崔위원장의 치열한 선두싸움속에 이 지역 3선인 자민련 白의원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기본적 인간질서를 황폐화시킨 장본인" "당보다는 인물" 이라며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대변인 출신인 이상현(李尙炫)위원장은 "민주노총.한국노총 조합원 1만여명이 사는 노원갑은 '서울의 울산' 격인 전략지" 라며 선전을 장담한다.

민국당 鄭위원장은 지역구내의 육사교수 재직시 개혁을 주도했다가 예편당했다며 개혁성을 내세우고 있다. 15대 총선에서 2위를 한 고영하(高永夏)전 국민회의 위원장의 출마여부도 변수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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