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외국인 최대주주 HSBC로 바뀔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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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외환은행의 외국인 최대주주가 독일 코메르츠방크에서 홍콩상하이은행(HSBC)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HSBC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통해 코메르츠방크 흡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만약 HSBC가 코메르츠방크를 인수하게 되면 지난해 서울은행 인수가 좌절됐던 HSBC가 한국에 본격 진출하는 셈이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로이터.디벨트 등 외신들은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 글로벌 금융그룹인 HSBC가 영국의 자회사인 미들랜드은행을 통해 코메르츠방크의 적대적 M&A를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디벨트지는 "HSBC측이 이미 투자자를 동원해 시장에서 코메르츠방크 주식 매집에 들어갔다" 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자산기준으로 통합된 도이체-드레스덴방크(가칭)에 이어 세계 8위 은행인 HSBC가 유럽지역의 거점확대를 위해 코메르츠방크를 인수대상으로 택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익명을 요구하는 금융전문가의 말을 인용, 유럽 금융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한 덩치키우기 추세를 감안할 때 코메르츠는 HSBC로의 흡수합병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HSBC의 대변인은 "지금은 코멘트하지 않겠다" 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HSBC가 코메르츠방크를 합병하면 자동적으로 코메르츠방크가 31.6%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외환은행의 2대주주가 된다. 현재 외환은행의 최대주주는 정부측(한국은행 15.9%.수출입은행 16.3%)이다.

외환은행의 한 고위 임원은 "로이터의 보도 이후 코메르츠 본사에 확인한 결과 완강히 부인했다" 며 "훨씬 대규모 은행인 HSBC가 외환은행의 외국인 최대주주가 될 경우 여러 가지 유리한 면이 있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고 밝혔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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