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 1달러=1,118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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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원화가치가 다시 빠른 오름세를 타고 있어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대미(對美)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7원 오른 달러당 1, 120원에 첫거래가 시작됐으나 곧 바로 매물이 쏟아지며 장중 한때 1, 115.1원까지 급락했다. 이는 지난 2월 11일의 연중 최저치 기록(1, 115.30원)을 경신한 것이다. 그러나 오후들어 달러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세로 결국 전날보다 0.80원 하락한 1, 118.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6일 종가를 기준으로 원화가치는 올들어 지난 1월 6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1, 146.6)에 비해 2.38% 절상된 것으로, 아시아에서 대만(절상률 2.4%)에 이어 절상률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의 원화 강세는 주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입 때문이다. 한국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외국인들이 들여오는 자금은 올들어 지난 6일 현재 무려 5조원에 이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입규모(2조5천억원)의 두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외환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들의 주식 투자자금 유입속도가 좀처럼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당분간 원화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 전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7일 1조원 내외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추가발행 계획을 세우는 등 환율안정에 나섰다.

정부는 또 최근의 원화 강세가 외화유입은 늘고 있는데 비해 유출속도는 이에 따르지 못하는 데 있다고 보고 산업은행을 통해 총 13억달러 내외의 해외투자펀드를 만들어 이달말부터 본격적인 해외 금융상품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김용덕(金容德)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최근 외국인 주식자금의 대거 유입에 따른 환율시장 불안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면서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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