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박람회 어떤 트렌드 뜨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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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도곡동에서 열린 한 유아교육박람회장. 신종플루 여파로 관람객 수는 적었지만, 빼곡하게 들어찬 참가업체 부스마다 꼼꼼하게 살펴보는 학부모들의 모습이 진지했다. 가보고 싶지만 선뜻 방문하기엔 망설여지는 올 겨울 유아교육박람회, 어떤 트렌드가 등장했을까.


박람회를 효과적으로 관람하기 위해서는 사전준비가 필수다. 현장에서 전문가의 강의도 수시로 이뤄지므로 듣고 싶은 강의가 열리는 날 방문하면 새로운 교육트렌드를 배울 수 있다. 강의에서 들은 정보를 활용해 전시장을 관람하는 것도 좋다. ‘과학과 마술원리의 연계’ 강의를 듣고 나면 서로 다르게만 보이던 과학교구들 속에 마술원리가 숨어있는 것을 알게되는 식이다. (주)유아림 박람회 기획팀 백지희 담당자는 “흔히 박람회는 교구만을 홍보하는 장이라고 생각하지만 새로운 학습법·인테리어 등 유아교육에 관한 모든 정보가 교환되는 자리”라며 “일반인 뿐 아니라 유아교육 전문가를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친환경 소재 교구·인테리어 인기

올해의 트렌드 중 하나는 친환경 소재의 교구. 먼지가 없고 굳지 않는 파란색 천연 공기점토(에어클레이)는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이 실내 모래놀이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가정용을 구매한 고인경(33·여·서울 광진구)씨는 “아이가 아토피가 있어 먼지에 약한데 유치원에서 사용하는 걸 보고 구입하기 위해 들렀다”며 “시중가보다 저렴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자연 소재의 떡갈나무로 만든 블럭은 일반적으로 보듯 반듯하지 않고 성황당 앞의 돌처럼 삐죽빼죽하다. 이 블럭을 높이 쌓기 위해선 각 블럭의 형태를 잘 살펴야 한다. 친환경 트렌드는 공간 인테리어에도 영향을 미쳤다. 천장에 설치하는 LED타일은 구름과 나뭇가지의 입체감 있는 묘사로 실제 하늘을 보는 느낌이 나도록 꾸밀 수 있다. 대형세계지도가 인쇄된 실크벽지는 무독성 재료로 ‘새집증후군’을 원천 예방했다.

최첨단 디지털 교구도 눈길을 끌었다. 파란색 천을 배경으로 한 의자에 앉으면 TV화면 속에서는 비행기 속에 앉아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이 영상장치는 아이들이 상황연극·영어실습을 하도록 돕는 보조도구다. 뻐꾸기 시계 모양의 디지털 상자는 핑크·파랑의 알록달록한 조명이 바뀌면서 30초 단위로 실제 그림이 그려진 카드에 적힌 ‘carrot’‘peach’ 같은 영어 단어를 원어민 발음으로 읽어 준다. 박람회장을 찾은 한솔어린이집 김미연(24)교사는 “예년에 비해 디지털 교구의 가격대가 저렴해 졌다”며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업체간 경쟁이 늘어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소독기 업체의 선전도 눈에 띈다. 유치원·어린이집의 구매 문의가 부쩍 늘었기 때문. H 위생소독기 업체 관계자는 “평상시엔 비용 때문에 크게 인기가 높지 않은 적외선 장난감·신발 소독기에 대한 상담도 크게 늘어난 편”이라고 말했다.

사전 체크 후 관람하면 시간낭비 줄여

다양한 제품을 시중보다 싸게 구매하는 것도 박람회의 빠질 수 없는 매력 중 하나. 행사 부스에선 업체들이 자사 물품 홍보를 위해 저렴한 가격에선을 보인다. 김은경(37·여·인천시 서구)씨는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머그컵 꾸미기·샌드위치 만들기 도구 같은 소품을 구매했는데 정상가의 40%선”이라며 “신종플루 때문에 야외활동이 꺼려지는 요즘, 집안에서 아이와 한참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숭의여대 유아교육과 안재신 교수는 “새로운 교구라고 기존 교구보다 꼭 성능이 더 우수한 것이 아니다”라며“무작정 구매할 것이 아니라, 그 교구가 아이의 어떤 부분을 발달시킬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실수가 적다”고 조언했다.

26일부터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서울국제유아교육전(www.educare.co.kr) 사무국 황윤경 대리는 “관람 전 미리 알아보고 싶은 교구나 업체의 정보를 파악해 골라 방문하면 효율적으로 짧은 시간내 관람을 마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설명]지난해 열린 20회 서울국제유아교육전 전시장 전경上.박람회장에서 한 어린이가 무료 영어실력 테스트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 (주)세계전람]

<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Tip 유아 교육박람회, 이렇게 활용하세요.
① 무료입장을 활용하라 박람회마다 사전신청하면 대부분 무료입장 혜택을 준다.
② 관심있는 교구·업체를 사전조사한다 무작정 방문하면 수많은 업체의 홍보 세례 속에 혼란스럽다.
③ 교육세미나에 참가하라 박람회는 검증된 전문가를 섭외해 행사장에서 다양한 무료강좌를 개최한다.
④ 다양한 시각으로 살핀다 박람회는 교구뿐 아니라 컨설팅·인테리어 등 교육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⑤ 신중하게 고른다 저렴한 가격때문에 충동구매하기 쉽다. 내 아이에게 꼭 필요한지 따져본 뒤 선택한다.

※도움말= 서울국제유아교육전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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