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분양 관심 높지만 청약률은 낮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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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가을 문턱에 접어들면서 북적거리던 모델하우스 방문 열기가 아파트 청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듯하다. 이달 들어 본격화된 주요 지역의 아파트 청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3순위에서 겨우 마감되고 있다. 때문에 실제 계약률은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많이 끈 대전 가오지구에서는 코오롱 하늘채.풍림 아이원.모아 미래도 아파트 2356가구가 9일까지 청약신청을 받았지만 3순위에서 겨우 채웠다.

코오롱이 1.8대 1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풍림산업 1.4대 1, 모아건설 1.2대 1이었다. 참여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 수천명의 방문객이 찾아 기대가 많았던 점에 비춰보면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요즘의 아파트 청약에서 업체들은 대부분 통장이 없으면서도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3순위자가 주요 고객이다. 3순위에서 적어도 5대 1의 경쟁률을 넘겨야 계약에서 기대를 걸 수 있다고 주택업체 관계자들은 전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가오지구는 중부권의 관심지역인데 결과가 신통치 않아 '청약시장 군불 지피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모델하우스에 1만5000여명이나 몰렸던 경기도 이천의 현대홈타운 325가구도 2순위까지 미달하고 3순위에서 3.6대 1을 기록했다. 총 644명이 청약에 참여했는데 13일 동안의 모델하우스 방문객(1만5700명 중 성인 1만1000명 추정)의 5.8%밖에 안 된다.

앞서 지난 3일 청약한 경기도 광명시 월드메르디앙은 3순위까지 318가구 중 222가구나 미달됐다.

이 아파트도 모델하우스 개관 당시 하루 평균 5000여명이 찾았다.

㈜피앤디네트워크 이원열 사장은 "소비심리가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얼어붙었을 정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청약 줄서기는 당분간 보기 어렵다"며 "다만 모델하우스를 찾는 발걸음이 많은 것을 보면 잠재수요는 넉넉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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