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北 양강도 폭발사고 민감한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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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량강도 김형직군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다는 보도가 나간후 각국은 북한 핵문제와 연계,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번 사건이 이달말 예정된 6차 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외교관리들은 개인적으로 의견을 말했다.

미국의 한 관리는 11일 "3일전 북한과 중국 국경 근처에서 대규모 폭발이 있었다는 이 보도와 관련해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미국 국무부의 한 당직자는 11일밤 이와 관련한 문의에 대해 "현재 그 문제에 대답할 만한 사람이 없다"면서 "나중에 다시 전화해 보라"고 대답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대규모 폭발설을 들었다면서 이것이 "핵실험 같지는 않지만 재해인지 사고인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폭발일 수도 있으나 연기가 많이 난 점으로 미뤄 산불같다는 말도 들린다"며 "그러나 그 장소가 량강도가 아니라 휴전선 부근인 것이라는 얘기도 있으나 현재로서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사태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12일 일본의 교도 통신을 인용해 북한 북부지방에서 강한 폭발이 일어났으며 그 원인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도쿄 발로 인용 보도했다. 이타르타스는 아직 사망자에 대해 알려진 정보는 없으며 이번 폭발이 지난 9일 북한 건국 기념 56주년과 같은 시기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미로노프 러시아 연방의회(상원) 의장을 단장으로 한 러시아 의회 대표단 일행이 12일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번 폭발 사건에 대한 정확한 진상을 전해들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스크바 외교소식통은 러시아 당국은 이번 북한의 폭발사건도 6자회담에 영향이 없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최대우방국인 중국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12일 현재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언론들도 이 소식을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폭발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핵실험과 관련된 것인지에 대해 가장 예민하게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6자회담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서 핵과 관련된 비상사태가 발생했다면 당연히 극도의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중국 당국은 교착상태에 빠진 제4차 북핵관련 6자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리창춘(李長春) 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난 10일 평양에 보내 회담에 불참하겠다고 버티는 북한 지도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한편 주중 한국대사관은 량강도 대규모 폭발설에 대해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대사관 관계자는 "량강도 폭발사고에 대해 아직 파악된 것이 없다"면서 "일단 중국 당국과 협의해 사실관계를 알아본 뒤 사실로 밝혀질 경우 후속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폭발이 일어났다면 정치 또는 군사적 배경이 있는 것이지 아니면 단순한 사고인지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말해 김형직군 일대가 군사시설이란 점에 주목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폭발의 내용과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아사히(朝日) 신문과 요미우리(讀賣) 신문 등 일본의 주요 신문들도 량강도 폭발 보도를 웹사이트의 머리기사로 전하면서 폭발 당일은 북한의 건국기념일로, 이번 사고는 지난 룡천역 폭발사고 보다도 큰 규모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외교가에서는 량강도 폭발사고의 정확한 내용이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핵실험과 관련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한반도와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일대의 안보를 크게 위협하는 악재로 떠오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북핵 6자회담의 9월 개최가 어려워질 것으로 외교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전망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진상을 확인중"이라면서도 "불길한 일"이라고 말했고, 다른 소식통은 "9월 개최를 추진해온 북핵 6자회담은 완전히 물건너간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미국의 한 관리는 11일 북한 량강도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는 연합뉴스 보도와 관련, 북한에서 발생했던 것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3일전 북한과 중국 국경 근처에서 대규모 폭발이 있었다는 이 보도와 관련해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엔은 이번 사고가 핵실험으로 밝혀질 경우 곧바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의 한 소식통은 "워싱턴 정가에 번진 '10월의 충격설'에 따라 북한이 만약 핵실험을 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안보리 등 유엔 차원에서 다각적인 조치가 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했거나, 곧 할 것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포착된 것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따라서 현재로서는 북한핵과 관련된 유엔 차원의 별도 일정도 없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센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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