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외국인 독무대였다. 국내 기관·개인투자자들은 오전부터 매도 우위에 나선 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물량이 나오는 족족 쓸어갔다. 이날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996년 4월 1일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가 폐지된 날 기록(6천5백54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6천2백억원대에 달했다.
외국인은 특히 삼성전자만 4천7백69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현대전자도 3백16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이날 하루 외국인 순매수금액의 80% 가까이를 두종목 매수에 쏟아부었다.
외국인의 매수 표적이 된 반도체 관련주들이 일찌감치 상한가까지 오르자 매수세가 다른 종목으로 확산되며 지수 상승폭이 커졌다.
한때 71.92포인트까지 뛰었던 종합주가지수는 후장 경계매물이 쏟아져나오며 약간 밀려 66.28포인트(8%) 오른 894.66으로 끝났다. 상승폭으로는 사상 최대 기록이며 상승률로는 98년 6월 17일(8.5%)이후 두번째다. 거래량도 3억주대로 늘었으며 거래대금도 4조원대로 올라섰다.
삼성전자.현대전자.LG전자 등 반도체 3인방이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한국전력·한국통신공사·데이콤·SK텔레콤 등 지수 영향력이 큰 종목들도 오름세를 보였다.
대형주와 함께 생명공학 관련주, 개별 호재가 있는 중소형주들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동아제약·녹십자·영진약품은 상한가까지 올랐다. 또 인터넷사업 진출 호재로 상승세가 이어진 진웅·제일엔지니어링·세우포리머 등은 이날도 상한가 행진을 계속했다.
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