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생곡매립장에 첫 화력발전소 들어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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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생활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화력발전소(조감도)가 국내서 처음으로 부산에 세워진다.

부산시는 이 기술을 가진 포스코와 민자사업 실시협약을 맺었다고 19일 밝혔다.

민간투자방식(BTO)으로 2133억원이 들어가는 이 사업에는 포스코와 태영건설이 공동출자한 가칭 ‘부산 에너팜’과 정부가 43%대 57% 비율로 사업비를 분담한다. 내년 3월 착공해 2012년 준공할 예정이다.

부산 강서구 생곡동 부산환경자원공원(옛 생곡쓰레기매립장) 9만7330㎡의 부지에 들어서는 이 시설은 선별공정(처리용량 하루 900톤)을 포함한 연료화 시설과 복수식 터빈 방식의 전력생산시설로 이뤄진다.

선별공정에서는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돼 있는 자동화 설비가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쓰레기를 분쇄한 뒤 불에 타는 것과 비가연성으로 나눈다. 가연성 물질은 화력발전소로 보내 연료로 사용한다. 비가연성 물질 가운데 철과 금속물질은 가려내 재활용하고 쓸모 없는 쓰레기만 매립한다.

발전소 전력생산시설은 고형 연료 전용보일러를 채택함으로써 고효율 슈퍼스팀도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발전시설은 준공 뒤 정부에 기부채납되며, 부산에너팜은 15년간 시설운영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게 된다. 시설가동에 소요되는 전력을 제외한 전력의 판매 수익금은 연평균 16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생곡매립장의 수명을 12년 연장할 수 있고 추진중인 서부산권 물류단지, 산업단지에서 나올 폐기물을 처리할 기반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발전과정에서 나오는 스팀 열을 부산환경자원공원 인근에 건설될 하수 슬러지 건조시설에 공급할 경우 LNG 연료 대비 연간 40억원 이상의 연료비를 아낄 수 있다.주변 산업단지 입주업체에 스팀 열을 판매하면 수익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으로 연간 20억원의 온실가스 배출권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은 지난해 6월 포스코에서 부산시에 제안했으며, 한국개발원 공공투자관리센터(KDI PIMAC)의 사업 타당성 검토를 거쳤다. 생활쓰레기 연료화 및 발전기술은 이미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상용화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최초로 도입해 실용화했다. 부산시 설성수 자원순환과 소각담당은 “국내서 처음 세워지는 시설인 만큼 잘 운영해서 녹색성장을 선도하는 모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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