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IT 손 잡으면 일본 제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중국이 한국의 기술 수준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9일 오후 본지가 단독 인터뷰한 중국 칭화(淸華)대 기업그룹 룽융린(榮泳霖.58.사진)회장은 최근 한국에서 일고 있는 중국 경계심을 의식한 듯 이렇게 강조했다. 칭화대기업그룹은 중국 이공계 최고 명문인 칭화대가 설립했다. 28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중국 최대의 산.학.연 기업으로 매출액이 한 해 1조7200여억원에 이른다. 룽 회장은 칭화대의 부총장도 겸임하고 있다. 그는 "중국의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지만 일본.한국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농수산업이 아닌 산업 기술 중심으로 단기간에 엄청난 성장을 이룩했다. 중국의 많은 경제학자가 한국 과학기술의 경제 공헌도를 관심 있게 연구하고 있다."

룽 회장은 대표적인 예로 정보기술(IT) 부문을 들며 "한국과 중국이 협력하면 일본을 제치고 세계시장에 먹혀들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중국의 기술은 상당 수준에 올라 있다. 룽 회장은 지난 7월 개설한 '칭화대 한국 e-캠퍼스'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강연하기 위해 이번에 방한했다. 그는 인터뷰 전 강연에서 "칭화보아오(淸華博奧) 생명공학이라는 칭화대 그룹 산하 바이오 기업에선 임신 중 태아의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는 DNA칩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그룹 자회사인 칭화퉁팡(淸華同方)은 대형 컨테이너를 열어보지 않고도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미국.독일과 경쟁 중이라고 전했다. 이미 80여세트를 수출하며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고 한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