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은 민주당 2중대" 한나라 주류 반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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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주류측은 23일부터 당 수습에 본격 나섰다.

지난 18일 공천발표 후 줄곧 침묵하던 태도와는 사뭇 달랐다.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서는 비난 포문으로 맞섰고 당의 선거체제 전환도 선언했다.

우선 거친 표현으로 신당파를 비난했다. '신당 창당〓야권 분열' 이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당은 오로지 총선만을 위한 욕심이 하나로 뭉친 민주당 2중대" (河舜鳳총장), "김대중 정권의 집권을 도왔던 '제2의 이인제 등장' " (李思哲대변인)이라는 비난이 잇따랐다.

신당에 소극적 동조자로 분류해온 조순(趙淳).이기택(李基澤)고문을 주저 앉히는 데 실패한데다 신당의 공세를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남권 민심이 '우려할 만큼' 이반됐다" 는 당의 자체 여론조사가 강공(强攻)의 배경이 됐다.

李총재의 한 측근은 "공천발표 후 2~3일의 냉각기를 통해 탈당파들과 물밑접촉에 나섰으나 신당행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게 됐다" 고 설명했다.

그래서 주류측은 오는 29일께 공천자 대회를 열고 선거대책기구를 공식 출범시키는 등 李총재 중심으로 당을 조속히 안정시키기로 했다.

李총재가 이날 하순봉(河舜鳳)선거대책본부장, 서청원(徐淸源)수도권대책위원장, 윤여준(尹汝雋)종합조정실장 등의 선대위 내정자를 서둘러 발표한 것도 신당 파문에 따른 당내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려는 뜻이라는 것.

또 25일에는 보류 또는 경합된 12개 지역 공천자를 확정, 발표하면서 李총재가 이번 공천의 배경 등을 직접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선전전(宣傳戰)에 나서기로 했다.

주류측은 그러면서 상도동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신당 확산 기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부영(李富榮)총무는 금명간 상도동을 다시 방문, 신당에 대해 신중하게 대처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그래서 金전대통령을 자극해 부산 민심을 들끓게 한 부산 서구 공천자 이상열(李相烈)씨 교체가 검토대상으로 다시 떠올랐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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