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아파트값 상승 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5면

올 연말 아파트값은 연초보다 오를까, 아니면 내릴까. 주택은행의 과거 10년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통계를 분석해 보면 올 연말 아파트값은 연초보다 오를 공산이 크다.

주택은행에 따르면 올 1월 전국 28개 도시의 아파트 매매가 지수는 1백2. 2(1995년 12월 1백 기준)로 지난해 12월의 1백1. 7보다 상승했다. 서울 지역 지수도 1백6. 5로 지난해 12월(1백5. 3)보다 높다.

그런데 과거 10년간의 아파트 매매가 지수 변화를 보면 한 두 해를 빼놓고 1월 아파트값이 전년 12월보다 오른 경우 그 해 연말 아파트값이 1월보다 올랐으며 1월 아파트값이 떨어진 해는 그 반대현상이 나타났다.

결국 아파트 시장에서 1월의 가격 동향이 연말까지 지속되는 이같은 '1월 징크스' 를 감안할 때 올 연말도 상승할 것으로 점쳐진다는 얘기다.

◇ 연말 아파트값이 오른 경우〓지난해는 외환위기로 침체됐던 아파트 시장이 회복되면서 1월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95.8)가 전년 12월보다 2.1이 상승하더니 12월에는 1월보다 무려 5.99가 오른 1백1. 7을 기록했다.

특수 상황이었던 지난해만이 아니다. 90년을 비롯해 94, 96, 97년도 마찬가지였다. 96년의 경우 1월 지수가 1백. 3으로 전년 12월의 1백보다 소폭 올랐고 그해 12월에는 1백3. 5까지 상승했다.

◇ 연말 아파트값이 떨어진 경우〓외환위기 직후인 98년 1월 아파트값 지수는 1백7. 44로 5년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같은 하락세는 연말까지 이어져 연초보다 무려 13.7이 더 떨어져 93.7을 기록했다.

92년과 93년에도 연초 아파트값 마이너스 현상이 연말까지 지속됐다. 92년은 1월 지수가 전년 12월보다 0.6이 떨어진 1백6으로 시작해 12월에는 1백1. 3이었고 93년의 경우도 1백1. 2의 약세로 출발해 98.6까지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부동산114 김희선 이사는 "91년 초까지 꾸준한 상승세가 이어지던 아파트값이 92, 93년 들어서는 신도시 분양과 입주로 아파트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고 말했다.

물론 예외도 있다. 91년의 경우의 1월(109.8)은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신도시 개발의 '약발' 이 먹히기 시작한 연말에는 오히려 연초보다 떨어졌다.

◇ 전망〓올 1월의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전국과 서울 모두 지난해 12월보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부동산 시장 변동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연말 아파트값이 연초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은행 경영연구팀 박영태 과장은 "과거 통계에 비춰보면 1월의 아파트 장세가 그 해의 평균 가격 동향을 좌우한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니다" 며 "1월이 상승세로 출발한 만큼 올 아파트 시장은 전반적으로 강세가 지속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김남중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